텐트 치고 걷는 게 슬슬 귀찮아질 무렵, 차박을 시작했어요. 차 안에서 그냥 자면 되니까 얼마나 편할까 싶었죠. 그렇게 봄부터 이 무더운 여름까지 한 시즌을 다녀봤는데, 막상 해보니 상상하던 낭만이랑은 좀 다른 부분이 많더라고요. 오늘은 차박 초보였던 제가 몇 달 만에 알게 된 현실적인 이야기를 풀어볼게요.
왜 차박을 시작했나
솔직히 설치·철수가 지겨웠어요. 텐트 치고, 자고, 다음 날 아침 이슬 맞은 텐트 다시 접고. 이 과정이 부담스러워지니까 캠핑 자체가 미뤄지더라고요. 차박은 이걸 다 건너뛸 수 있잖아요. 뒷좌석 평탄화만 해두면 도착해서 바로 눕고, 아침엔 시동 걸고 출발하면 끝. 이 ‘간편함’이 저를 차박으로 이끌었습니다.
처음 차 안에서 자본 느낌
첫날 밤은 설렜어요. 뒷좌석 접고 매트 깔고 누우니 아늑하더라고요. 창문에 가림막 치고 누워서 빗소리 듣는데, 이게 차박의 낭만이구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새벽에 문제가 터졌어요. 바닥이 울퉁불퉁했습니다. 뒷좌석을 접어도 완전히 평평해지지 않는 차가 많은데, 제 차가 딱 그랬어요. 시트 사이 틈이랑 단차 때문에 허리가 배기더라고요. 결국 새벽에 몇 번을 깼습니다. 그때 평탄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몸으로 배웠어요.
몇 달 지나고 알게 된 것들
첫째, 평탄화가 차박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저는 이 단차를 메우려고 두꺼운 매트와 쿠션을 여러 겹 깔아서 바닥을 최대한 평평하게 만들었어요. 이걸 잡고 나니 수면의 질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차박을 고민 중이라면 내 차 뒷좌석이 얼마나 평평해지는지부터 확인해보세요.
둘째, 환기와 결로가 큰 숙제입니다. 밀폐된 차 안에서 사람이 밤새 숨을 쉬면 습기가 어마어마하게 차요.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 안쪽이 온통 물방울이었습니다. 저는 창문을 손가락 두 개 너비만큼 살짝 열고, 그 틈에 방충망을 끼워서 잤어요. 요즘 같은 여름 장마철엔 이 환기가 특히 중요합니다. 안 그러면 습하고 냄새도 나요.
셋째, 여름 차박은 정말 덥습니다. 이게 가장 힘들었어요. 시동 끄면 에어컨이 안 되니까 한여름 밤엔 차 안이 찜통이 됩니다. 저는 결국 한여름엔 계곡이나 고지대처럼 밤 기온이 떨어지는 곳을 우선으로 찾게 됐어요. 창문형 방충망 달고 맞바람 통하게 하는 것도 필수고요. 도심 근처 평지에서의 한여름 차박은 솔직히 권하기 어렵습니다.
넷째, 프라이버시와 빛 차단. 밖에서 안이 들여다보이면 불안해서 잠이 안 와요. 저는 창문마다 맞는 가림막을 맞춰서 빛과 시선을 다 차단했는데, 이걸 하고 나니 심리적으로 훨씬 편안해졌습니다.
단점만 늘어놓은 것 같지만, 장점도 분명해요. 비 오면 그냥 차 안에 있으면 되고, 갑자기 날씨가 험해져도 안전한 공간이 확보돼 있다는 안정감. 그리고 마음 내키면 훌쩍 떠나 아무 데서나 하룻밤 자고 올 수 있는 그 자유로움. 이건 텐트 캠핑이 못 주는 매력이에요.
지금도 다니고 있나
네, 지금도 잘 다닙니다. 다만 계절을 좀 탑니다. 봄가을처럼 밤이 선선한 시기엔 차박이 최고예요. 반대로 한여름 열대야엔 무리하지 않고 텐트나 다른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무조건 차박만 고집하기보다,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쓰는 게 오래 즐기는 길이더라고요.
이런 분께 권하고 싶어요
설치·철수가 부담스러운 분, 혼자 또는 둘이서 가볍게 자유롭게 다니고 싶은 분이라면 차박이 잘 맞을 거예요. 대신 평탄화와 환기, 이 두 가지는 낭만이 아니라 ‘기본 준비’라는 걸 꼭 기억하세요. 저도 이걸 몰라서 첫 밤을 설쳤으니, 이 글 보시는 분들은 미리 챙기고 떠나셨으면 좋겠습니다.
작성: CampLife Editorial Team | 최초 작성일: 2026.07.19 | 최종 업데이트: 2026.07.19
사진: Chris Holder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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